"아이고, 날이 이리 추워서 어쩐댜. 그래도 다 같이 가니 좋네!"

2025년 12월 4일 목요일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로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서 능곡마을 회관 앞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로 중무장했지만, 어르신들의 표정만큼은 소풍을 앞둔 아이들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능곡마을이 제4단계 마을사업을 앞두고, 해답을 찾기 위해 진안 마령활력센터로 선진지 견학을 떠나는 날입니다.

단순한 견학이 아닌, 설레는 '겨울 마실'

마을 사업도 중요하고, 선진지 견학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어르신들에게 오늘 하루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농한기, 집 안에만 머물며 무료하게 보낼 수도 있었던 하루. 하지만 "우리 마을 잘 한번 만들어보자"는 뜻을 모아 차에 오르니,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도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겨울 풍경을 보며 나누는 담소...

이 모든 과정이 능곡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 되었습니다. 춥다고 집에만 계셨으면 얻지 못했을 '활력'을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이미 얻으신 듯했습니다.

마령활력센터에서 '가능성'을 엿보다.

도착한 진안 마령활력센터는 이름 그대로 활력이 넘쳤습니다.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지역의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사례, 즐거운 카페에서 이야기 나누며 마을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르신들은 공간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피며 깊은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우리만의 마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도 이들처럼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리가 늘 고민하던 '운영', '자립', '주민참여'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숙제들이, 이곳 마령면에서는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일상이 되어 흐르고 있더군요.

결국 해답은 화려한 기술이나 거창한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주민들의 마음', 그 단단한 마음들이 모여 마을을 움직이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오길 참 잘했다"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한 어르신께서 툭 던지신 한마디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오늘 나오길 참 잘했다. 춥다고 안 나왔으면 이 좋은 구경도 못 하고."

오늘의 견학은 단순히 잘 된 마을 보고 배우는 공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뭉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함께 밥 먹고 함께 웃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한 귀한 '외출'이었습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을 뚫고 다녀온 이번 나들이는 능곡마을의 12월을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데워주었습니다. 마령면에서 받아온 긍정의 기운으로, 우리 능곡마을도 올겨울 부지런히 봄을 준비해보려 합니다.

함께여서 든든하고, 함께여서 즐거운 능곡마을 파이팅!